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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

2026년 백로의 날짜와 뜻, 24절기 원형표로 보는 가을

by 오곰비 2026. 8. 27.

처서가 지났지만 한낮의 더위는 아직 남아 있어요. 더위가 물러난다는 절기 이름이 무색할 만큼 뜨거운 날이 이어지니, 그다음 절기인 백로가 더 기다려집니다.
24절기는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를 15도씩 나누어 한 해의 계절 변화를 24개로 구분한 것입니다. 약 15일 간격으로 이어지며 가을 절기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순으로 찾아옵니다. 그 가운데 백로는 아침저녁 공기가 달라지고 이슬이 짙어지며, 들의 곡식과 산과 들의 열매도 함께 여물어가는 때입니다.

2026년 백로는 9월 7일, 흰 이슬의 절기

백로(白露)는 24절기 가운데 열다섯 번째 절기로 처서와 추분 사이에 있어요. 2026년 백로는 9월 7일, 태양의 황경이 165도에 이르는 때입니다.
백로는 글자 그대로 ‘흰 이슬’이라는 뜻이에요. 이 무렵에는 밤 기온이 내려가면서 차가워진 풀잎과 꽃잎에 공기 중 수증기가 작은 물방울로 맺힙니다.
한낮에는 늦더위가 이어져도 새벽과 아침 공기는 조금씩 달라져요. 입추가 달력에서 가을의 시작을 알린다면, 백로는 공기와 이슬을 통해 가을을 몸으로 알아차리기 시작하는 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4절기로 보는 처서, 백로, 추분, 가을은 언제 오나?
24절기로 보는 처서, 백로, 추분

 

이슬뿐 아니라 들판도 달라지는 백로

백로는 짙어지는 이슬과, 알이 차오르는 곡식을 만나는 절기이다.
백로는 짙어지는 이슬과, 알이 차오르는 곡식을 만나는 절기

 
백로가 가까워지면 들판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벼 이삭에는 알이 차오르고, 여름 내내 짙은 초록빛이던 논도 서서히 익어가는 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산과 들의 열매도 제법 굵어지고 여물어가요. 이슬이 곡식이나 열매를 직접 여물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슬이 짙어지는 것과 곡식과 열매가 익어가는 것은 같은 계절에 함께 볼 수 있는 가을의 풍경입니다.
논 사이에서는 백로나 왜가리 같은 새들이 천천히 걸으며 먹이를 찾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여름의 뜨거운 초록 일색이던 풍경에 조금씩 결실의 색이 더해지는 때입니다.  

내게 백로는 장화를 신고 나가는 아침

아침 이슬 맞고 촉촉하게 젖은 꽃들 때문에 장화 신고 정원을 가꾸는 모습에서 백로가 다가왔음을 알게 된다.

               장화를 신고 만나는 아침 이슬 머금은 꽃들

 
나도 계절의 변화를 작은 꽃밭에서 먼저 느낍니다. 신축한 건물 옆 정화조 위에 흙을 덮어 만든 꽃밭에 그동안 수없이 야생화를 사다 심었어요.
한여름에는 새벽에도 덥고 모기가 많아 오래 머물기 힘듭니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옛말과 달리 실제 꽃밭의 모기는 처서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왕성해요.
그래도 백로가 가까워지면 아침 공기가 달라집니다. 이때 꽃밭에 나갈 때는 장화를 신어요. 밤새 풀잎과 꽃잎에 맺힌 이슬 때문에 평범한 신발은 금세 젖기 때문입니다.
그 무렵 구절초도 꽃을 준비하고, 만개할 때면 나비와 벌을 비롯한 작은 곤충들이 꽃 사이에 머물다 갑니다. 새벽에 흙을 만지고 꽃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다시 돌아오는 것. 나에게는 그것도 백로가 반가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백로 무렵에는 태풍과 날씨도 살펴야 해요

백로가 왔다고 곧바로 안정된 가을 날씨가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9월 초에는 늦더위가 남을 수 있고 태풍의 영향도 받을 수 있어요.
옛 기록에도 백로 무렵 남쪽에서 올라온 태풍이 곡식을 쓰러뜨리거나 해일 피해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수확을 앞둔 농가에서는 가을 기운이 반가우면서도 비와 바람을 세심하게 살펴야 했던 때입니다.
고된 여름 농사를 마치고 추수 전 잠시 쉬며 부모나 친지를 찾아가는 근친(覲親) 풍습도 있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백로에 내리는 비와 바람을 보고 그해 농사의 풍흉을 짐작하기도 했어요.

▶ 백로 무렵 챙기면 좋은 것

  • 아침저녁 큰 일교차에 대비해 얇은 겉옷 챙기기
  • 새벽 풀숲이나 꽃밭에서는 이슬에 대비해 장화나 방수 신발 준비하기
  • 처서가 지났다고 모기 대비를 너무 일찍 끝내지 않기
  • 한낮의 늦더위에는 수분 섭취 계속 챙기기
  • 태풍 예보가 있으면 화분과 야외 시설물 미리 점검하기

백로에서 추분으로, 가을은 더 깊어집니다

백로에서 약 보름이 지나면 9월 23일 추분이 옵니다. 추분 무렵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고, 이후부터는 밤이 낮보다 길어집니다.
처서는 더위가 물러나는 때를 알리고, 백로에는 아침 이슬과 여물어가는 곡식에서 가을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추분에 이르면 낮과 밤의 길이까지 가을 쪽으로 기울어요.
계절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습니다. 아침 공기가 먼저 달라지고, 풀잎에 이슬이 맺히고, 들판의 곡식과 열매가 차곡차곡 여물어갑니다.
그렇게 백로는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정말 가을이 가까이 왔다고.